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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06/16]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난차차 2022. 6. 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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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쯤 되면 금리 예상 왜 할까...? 미 연준,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 결정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발표했습니다. 0.5%p냐, 0.75%p냐 말이 많았는데 결국 0.75%p 인상,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겁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5월 FOMC 회의를 끝낸 후 0.75%p 인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죠. 그래서 시장에서도 6월에는 0.5%p만 올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전 갑자기 0.75%p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주식 시장도 얼마 전 크게 하락했던 겁니다. 

 

금리를 한 번에 이렇게 크게 올리면 주식시장과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경기 침체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을 연준이 모를 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금리를 이렇게 올린 건 현재 미국의 물가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파월 의장도 오늘 새벽 기자회견에서 “지금 물가 상승이 아주 큰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오늘 저도 이 뉴스를 새벽에 보고, ‘아, 경제 전문가라는 건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파월 의장조차 다음 사거리에서 좌회전할지, 우회전할지, 아니면 직진할지를 모르는 거니까요.” - 이진우 -

 

- 일단 이번 달은 0.75%p 올랐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올릴 거래?

 

이제 예상이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일단 지금 상황에서 나오는 전망 정도로만 살펴볼게요.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며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0.5% 또는 0.75% 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회의가 7월에 있는데, 그때도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미 연준 점도표. 3월 점도표(좌측)에서 올 연말 금리 전망치를 1.9%로 봤지만 6월 점도표(우측)에서는 3.4%로 예상(출처: 미 연준 자료)

 

또한, 지금 연준 위원들은 연말 기준금리를 3.4%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지난 3월에는 올 연말에 1.9% 정도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전망치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연준 위원 중에 친구가 있어서 3개월 전에 귀띔을 듣고 투자했다면 완전히 망했겠네요.” - 이진우 -

 

- 그런데 어제 미국 주식은 오히려 상승 마감을 했던데?

 

이것도 해석이 쉽지는 않은 일이긴 합니다. 사실 이번 연준 회의 직전에 시장에서는 0.75%p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오히려 0.5%p를 올렸으면 깜짝 놀랐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예상한 정도로 금리가 오른 거라 큰 반향은 없었습니다. 

 

파월 의장이 강조했던 건, 물가가 높은 것은 맞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괜찮으니까 물가를 올려도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란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도 안도했다는 게 주된 해석입니다. 

 

물론 FOMC 회의가 끝나는 날에는 주식시장이 올랐다가 다시 바로 빠지는 경우도 많았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주식시장 움직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긴 합니다. 

 

-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튼 미국은 금리를 이렇게 올렸고, 문제는 우리입니다. 어제 달러-원 환율이 1290.5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환율이 1,290원을 넘어 장을 마친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의 일입니다. 어제 미국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꿔두자는 움직임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렇게 한 번에 금리를 확 올리는 바람에 지금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와 같아진 상황입니다. 게다가 다음 달에 또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는 외국 자본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또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겁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없고 다음 달 중순에 열릴 예정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재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 부원장, 청와대 경제수석이 모여서 금융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정례회의긴 하지만 현재 상황이 다소 심각한 것으로 보고 확대회의를 연 것인데요, 어떤 대책이 나올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합니다. 

 

 

2. 미국 주식거래 중단된 국내 증권사... 무슨 일 있었나?

 

우선 해외 주식이 거래되는 과정의 핵심만 짚어 봅시다. 일반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매하려면 직접 해외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서 거래할 수는 없고 반드시 국내 증권사를 통해서 위탁 매매하는 방식만 법으로 허용해뒀습니다. 

 

즉, 해외 주식을 거래하고 싶으면 국내 증권사에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하고, 국내 증권사에 매수/매도 주문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국내 증권사는 해외 증권거래소나 예탁결제기관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국내 증권사가 해외 현지 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해줄 현지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고 이 계좌를 이용해 매매를 중개해주는 것입니다. 

 

오늘 살펴볼 국내 증권사는 두 곳인데, IBK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미국 시장에서 LEK 증권이라는 곳과 계약해 미국 시장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중개합니다. 

 

그런데 이 LEK증권이 내부 문제로 문을 닫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현지 증권사가 문을 닫으니 국내 고객은 주문을 내 봐야 현지에서 주식을 사고 팔 수 없게 되어 버린 겁니다. 그래서 IBK와 다올을 통해 미국 주식에 투자하던 사람들은, 현지 증권사인 LEK증권의 거래가 중단된 지난 10일부터 거래가 불가능해졌습니다. 

 

- 현지 증권사가 문 닫는 사실을 국내 증권사들은 몰랐다는 거야?

 

 LEK 증권사는 유동성 등 몇 가지 문제가 작년 10월부터 부각되면서 3월부터 이미 청문회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주 금요일(10일)에 거래 중단 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이날은 하필 미국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날이라, 제때 팔지 못해서 손해가 발생한 경우도 꽤 나올 텐데,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해줄지도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건 없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일단 거래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재개될 수 있도록 현지의 다른 증권사를 물색하는 중이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LEK의 사정을 몰랐다고 해도, 사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여러 곳의 현지 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거래하면, 이번처럼 한 곳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곳에서 거래하면 되는 거거든요. 물론 이것도 그만큼 비용이 드는 일이긴 하니까 주로 대형 증권사들 위주로 이런 안전장치를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곳 이상의 현지 증권사와 계약을 맺은 국내 증권사는 삼성, 미래에셋, 키움, KB, 신한금투, 한국투자, 하나금투, 메리츠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입니다.

 

결국 돈이 문제라는 건데, 증권사의 거래 중단이 흔한 일은 아니다 보니 현지 증권사를 고를 때는 아무래도 비용적 측면을 우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현지 증권사 한 곳만 정해 계약한 것이고요. 

 

해외 증권사에 주식 주문을 내는 과정에서 수수료도 당연히 내야겠죠. 현지 증권사의 중개 수수료가 국내 일반투자자 고객이 내는 수수료에도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국내 증권사가 다른 증권사들과 수수료 경쟁을 하려면, 현지에서도 수수료가 싼 증권사를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러니 복수의 증권사는커녕 건전성을 따지는 것조차 소홀해질 수도 있습니다. 

 

“현지 증권사에는 김현우가 거래하는지, 이진우가 거래하는지 모르는 거네요. 현지 증권사가 미국 투자자 이름은 다 아는데. 데이비슨 님, 찰스 님, 그다음에 IBK 투자증권 손님, 이렇게 한다는 거죠? 그리고 한국 투자자들은 IBK의 집단으로 들어가 있는 거고요.” - 이진우 -

 

- 이미 그 증권사 계좌에 미국 주식이 담겨있는 사람들은 어떡해? 그냥 날리는 건가?

 

팔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실제 미국시장이 개장하는 시간에 전화로 매도 주문을 넣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다른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는 방법입니다. 

 

전화로 매도주문이 가능한 이유는, 고객이 매도 주문을 넣으면 실제로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증권사가 그 주식을 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시스템적으로 이뤄지는 거래는 불가능하고 일일이 직원이 주문을 받아서 증권사의 돈으로 전화받은 그 주식을 사주는 것이죠. 

 

주식을 다른 증권사로 옮기는 ‘출고’도 가능은 한데, 이건 국내 영업시간 내에서만 가능합니다. 원래 이 출고도 수수료가 들지만, 이번의 경우 두 증권사 모두 매도주문과 출고에 대한 수수료는 받고 있지 않습니다. 

 

- 계속 거래하려는 사람들은 다른 증권사로 옮겨달라고 말하기만 하면 되나?

 

그렇긴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해외 주식의 경우 양도세를 계산하는 기준이 증권사마다 다르거든요.

 

지금은 크게 ‘선입선출방식’ ‘이동평균방식’, 이렇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선입선출방식은 지금 주식을 팔면 가장 오래전에 매수한 주식부터 매도하는 방식입니다. 이동평균방식은 지금까지 산 주식의 가격을, 매수 시기와 상관없이 평균 가격을 내서 계산하는 방식이고요. 

 

 두 가지 방식에 따라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의 차이가 달라질 수 있어서 양도세도 달라지게 됩니다. 즉, 증권사를 옮길 때 세금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번 IBK와 다올은 모두 선입선출방식을 적용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주식을 옮기려는 새 증권사는 어떤 방식을 적용하는지, 입고된 주식은 또 어떻게 처리하는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다른 증권사로 옮기려면 옮기기 전에 해당 증권사에 반드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시는 게 좋습니다.  

 

 

3. 전세보다 월세가 더 늘었다?

 

국토부에서는 그달에 확정일자를 받은 전세와 월세가 몇 건인지, 그리고 그 중 월세 비중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냅니다. 이 지표를 살펴보면, 2년ㅡ전 이맘때 전월세 거래에서 10건 중 2건 정도가 월세였습니다. 이게 작년 이맘때는 4건으로 늘어났고, 지난달에는 10건 중 6건으로 월세 비중이 높아져 전세를 앞질렀습니다

 

- 이유는 뭐야?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차례로 설명해볼게요. 

 

보통 집주인 입장에서는 한 번에 목돈이 들어와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전세보다, 매달 현금이 들어오는 월세를 더 선호합니다. 그간 전세 매물이 전세 수요자보다 많아서 월세를 내놓아도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임대차 3법이 시행되고 원래 2년 후에 나와야 할 전세 매물이 계약갱신청구권으로 2년 더 잠기게 되면서 전세 매물이 확 줄었죠. 전세 매물보다 전세 수요자가 많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월세와 전세 중 이제 집주인에게 선택할 여지가 더 많아진 건데요, 이게 첫 번째 해석입니다. 

 

“집주인이 월세로 내고 싶으면 월세로 내고, 전세로 내고 싶으면 전세로 낼 수 있게 상황이 바뀌었다는 거군요.” - 이진우 -

 

두 번째 해석은 대출이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서울은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 원을 넘어서면서 5억 이상 전세 매물이 확 늘어났는데요, 전세대출 한도는 5억 원입니다. 최근 전세 가격이 급등한 만큼 전세대출로 못 메운 돈은 신용대출이나 다른 대출로 메워야 하겠죠. 그런데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 영향이 있습니다. 

 

세 번째 해석은 전세 대출 금리가 올랐다는 점입니다. 

 

요즘 전세 대출 금리는 5% 정도인 반면, 전월세 전환율은 서울에서 5월 기준으로 대략 3.2%입니다. 이 말을 풀어보면, 보증금 1억을 월세로 바꾸면 연 320만 원인데, 전세 대출로 빌리면 이자는 연 500만 원이 된다는 뜻입니다. 전세보다 월세로 사는 게 지출 면에서도 유리한 것이죠. 

 

정리하면, 1) 전세 매물이 잠기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세입자보다 우위에 서는 상황이 생겼고, 2) 동시에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고, 3) 대출 규제도 강해지면서,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월세를 사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월세 거래도 전세 거래보다 많아졌습니다.

 

“똑같은 집이 월세나 전세나 중개 수수료가 같아야 상식적인데... 월세랑 전세 수수료가 많이 다르더군요. 우리나라 중개보수 체계가 문제가 좀 많은 것 같습니다.” - 이진우 -

 

 

4.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제재에 불똥 맞은 파키스탄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키스탄과 계약을 맺은 LNG 업체들이 계약을 파기하고 유럽으로 LNG를 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의 국영 에너지 업체와 스위스의 에너지 업체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파키스탄에 공급 예정이던 선박 12대 이상 분량의 천연가스 선적을 취소하고 그 물량을 유럽 현물 시장에 팔기로 했습니다. 

 

LNG 업체 입장에서는 최근 LNG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장기계약을 한 파키스탄에 계약 가격으로 주는 것보다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남는 물량을 유럽으로 돌리는 게 더 이익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파키스탄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주로 LNG를 들여올 때는 장기계약으로 하는데요. 이렇게 장기계약 건을 취소하겠다는 건 전례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개발도상국으로 가야 할 LNG 물량이 시장 논리에 따라 유럽으로 방향을 튼 겁니다. 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고요. 

 

문제는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자주 벌어지게 되면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개도국에는 파장이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겁니다. 파키스탄의 경우 에너지 부족으로 12시간 이상 정전을 의무화했습니다. 공장 에어컨도 규제하고, 거기다 에너지난이 내년에는 식량난으로까지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발전소로 가야 할 LNG를 비료 제조업계로 재분배를 해야 하는 지경인데, 원래 들어와야 할 LNG도 안 들어오게 되면 현물 시장에서 기존 장기계약 가격보다 훨씬 비싼 비용으로 LNG를 사들여와야 합니다. 파키스탄이 경제 사정 악화로 지금 IMF에 돈을 조금 더 빌려달라고 하는 중이라서, 사 올 돈이 부족할 겁니다. 

 

상황이 심각한 건 파키스탄뿐이 아닙니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미얀마 같은 국가들도 지금 LNG 가격이 너무 올라서 전력난을 심하게 겪고 있는 상황인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유럽과 미국의 대응이 돌고 돌아 여러 개발도상국에 이렇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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