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8]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1. 정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을 키로와트시당 5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원래 전기요금은 전 분기 대비 최대 3원, 연간으로는 직전 연도 대비 최대 5원까지 올릴 수 있는데요,

한국전력이 분기별 요금 상한은 없애고 연간 최대 5원까지 올릴 수 있는 것만 적용하는 걸로 규정을 바꿨습니다.

참고로 이 규정은 한국전력이 이사회 열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규정을 고치는 것도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하는 거라서 결국은 정부가 요금을 정하는 걸로 봐도 무방하죠.

 

아무튼 그래서 다음 달부터 9월까지는 5원 올라간 전기요금이 적용이 되는데, 4인 가구 기준으로 대략 1535원이 올라가는 걸로 한전은 보고 있습니다.

 

- 그러면, 올해는 더 이상 전기요금 인상은 없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분기별로 정하는 거라서 원래대로라면 9월 이맘 때 쯤 4분기 전기요금을 올릴지 내릴지 동결할지를 정해야하는데요, 좀전에 한전 약관에 연간 최대 5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번 3분기에 5원, 최대로 올리는 거라서 4분기에는 더 올릴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지금 국제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선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 배럴당 150달러 이상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거든요.

만약에 국제유가가 150달러까지 오르게 되면 전기요금을 이제 더 이상 올리기 힘든 한전의 손실은 더 커질 겁니다.

 

앞서 한전이 정부에 제출한 요금인상표가 키로와트시당 33.6원이었습니다.

한전이 적자를 면하려면 3분기에 전기요금을 33.6원은 올려야 한다는 건데...

5원만 올리게 되는 거라서 사상 최대인 대략 8조원의 적자를 메우는 건 아주 힘들게 된 상황입니다.

5원 올린 가격으로 연말까지 받으면 한전이 지금보다 추가로 더 벌어들이는 건 1조 3500억원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2008년처럼 한전에 재정 투입을 할 수도 있을 거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지금 공기업 방만 경영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라 재정 투입은 사용 가능한 카드가 아니라는 게 중론입니다.

한전은 지금 적자를 채권 발행해서 매우고는 있는데, 한전의 회사채는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 이하로 발행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규제를 좀 풀어주자는 얘기도 나오는데, 국회 동의가 필요한 절차라는 점에서 언제 개정될지는 모릅니다.

 

- 도시가스 요금도 오르나요?

 

네 오릅니다. 이것도 역시 도시가스 수입 비용이 올라가서 그런 건데, 서울시 기준으로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이 월 3만 2천원정도인데 3만4천원으로 월 2천원 정도 오릅니다. 이것도 7월부터 오릅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다음 달부터 4인 가족이 내는 전기.가스요금이 합쳐서 3500원 정도 오르는 건데요,

이 전기,가스요금이 물가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진 않지만, 그래도 영향을 주는 거라서 다음 달부터 물가지수는 아무래도 오를 가능성이 높고 다음 달에 있을 기준금리 결정하는 회의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게 전반적인 해석입니다.

 

전기,가스요금도 오르고,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원자재 수입하는 회사들은 환율 때문에 수입단가도 오르고.. 올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울 거 같네요.

  

 

2. KG그룹, 쌍용차 인수예정자로 선정

 

쌍용차 주인이 KG그룹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번 쌍용차 매각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루어져서 인수 의향이 있는 곳이랑 계약을 일단 맺고 더 좋은 계약이 없으면 원래 인수했던 곳과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지난달에 KG그룹이 쌍용차 인수 예정자로 선정된 상태였고 이후에 공개입찰 과정에서 원래 관심을 보였던 쌍방울 그룹이 KG그룹보다 더 많은 돈을 써냈는데, KG그룹이 그러면 우리가 돈을 좀 더 쓰겠다고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인수예정자로 선정되었습니다.

 

- KG그룹은 그럼 얼마에 쌍용차를 산 건가요?

 

원래 KG그룹이 제시한 게 3300억원 정도였다고 하고, 쌍방울 그룹은 4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KG그룹이 이와 비슷하거나 높은 금액을 써내야 쌍용차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인수금액을 올려 4000억원대에 쌍용차를 인수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수대금은 더 비싼데, 쌍용차가 빚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 밀린 월급, 협력사에 못 준 돈 이런 것들이 4000억정도 되어서 갚아줘야 하고, 당분간 운영자금에도 최소 2000억원은 들어갈걸로 보여서 실제 인수금액은 1조원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 일단 한 숨 돌린 쌍용차

 

원래 10월 15일까지 회생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쌍용차가 청산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었는데 KG그룹이 인수하면서 이런 위기는 넘긴 셈이 됐습니다.

이제 다음은 경영정상화가 관건인데, 쌍용차가 1990년대 후반부터 이런저런 곳들에 인수되면서 위기를 겪어왔기 때문에 단숨에 경영이 정상화되기는 쉽지는 않을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다만 최근에 내놓은 중형 SUV인 토레스가 사전계약 하루만에 역대 최대(1만2000대) 주문을 받아서 희망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남은 변수는 채권단의 동의입니다. 

지난 번 에디슨모터스 같은 경우도 마지막에 채권단이 동의를 안 하면서 발목을 잡혔는데요,

KG그룹의 경우 에디슨모터스 보다는 자금 동원력이 높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3.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무슨 이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카카오 경영전략이 바뀌는 시작일 수도 있는 뉴스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작년까지도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몸값이 장외에서 8조5000억정도, 카카오 계열사 중에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다음으로 큰 카카오의 주력계열사입니다. 그런데 지금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을 매각하려고 한 사모펀드와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자금조달 방식은 지금까지 주력 계열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해서 기존 투자자들은 투자했던 돈을 회수하고, 회사는 새로운 자금을 시장에서 받는 것이었는데, 카카오가 핵심 자회사를 파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크게 두가지 정도가 이유로 지목되는데요, 

첫번째는 기업공개가 쉽진 않겠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올해 안에는 기업공개를 하겠다고 약속 했었는데, 시장이 얼어붙은데다 지난해부터는 이전과 달리 계열사를 상장하면 모회사 주주들에게 너무 불리한 것 아닌가? 자회사 쪼개 상장하기 아닌가 하는 시선이 생겼기 때문이죠.

 

두번째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모델이 택시, 대리운전기사 매칭이 주력이다보니 골목상권 침해 같은 사회적 논란에 자주 부딪혔고, 덩치가 커진 뒤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였던 카카오가 이런 리스크를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더 주목하는 건, 이 회사를 파는 게 단순히 카카오가 회사를 하나 떼어서 파는 게 아니라, 앞으로 카카오의 경영 전략 자체가 자회사를 키워 상장시키는 것에서 자회사를 키워서 매각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4. 계약갱신요구를 부당하게 거절한 집주인의 손해배상액이 커지고 있다?

 

계약갱신청구를 부당하게 거절 당했을 때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손해배상의 사유는 상황마다 법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는데요 원칙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세입자가 계약갱신 청구권을 요구했을 때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실거주입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계약갱신 청구권을 거절할 목적으로 허위로 실거주를 하겠다고 통보 후, 다른 세입자를 들여서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 받았다면, 이전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인데, 셋 중 가장 큰 금액으로 결정합니다. 

첫째, 기존 세입자가 부담하던 석달치 월세. 

둘째,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에게 준 월세와 기존 월세간 2년치 차익.(예를 들어 기존에 월세가 70만원이었고, 새로 받은 월세가 100만원이라면 월 차익 30만원 곱하기 24개월인 720만원) 

셋째, 갱신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입은 이사비, 중개수수료 등의 손해액. 

이 중에서 가장 큰 금액을 산정하는 거죠.

 

- 그런데 그게 기준금리 인상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조금 전에는 이해하기 쉽도록 월세라고 얘기했지만, 정확히는 보증금도 월세로 바꿔서 환산월차임이란 것으로 계산하는데요, 이렇게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는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서 계산하는데 이 때 기준금리가 쓰이기 때문입니다.

 

이걸 계산하는 방법은 주택임대차 보호법에서 정하고 있는데, 현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2%p를 더한 이율로 정하고 있고, 이 이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10%를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 기준금리는 1.75%니까 전월세 전환율은 3.75%, 보증금 1억이 월세로는 연 375만원(월 31.25만원)으로 환산되는데요,

 

예를 들어 만약에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 전세보증금이 3억이었고, 이를 부당하게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에게 5억을 받았을 경우, 차이는 2억원이죠. 이걸 월세로 환산하면 연 750만원이고 2년치를 계산하면 1500만원이 나옵니다. 불과 1년 전 기준금리가 0.5%일 땐, 손해배상액 보다 집주인이 얻어가는 실익이 더 커서 차라리 손해배상을 해주고 계약갱신을 부당하게 거부할 수도 있었겠으나,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이런 판단은 하기 어렵게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5. 고가주택을 보유한 경우에도 전세보증금 대출 연장이 가능해졌다?

 

1주택 보유자가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면, 소유하고 있는 집값이 9억원이 이하여야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만약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중간에 집값이 올라서 9억원을 넘게 되면, 이 경우에도 대출만기가 왔을 때 연장이 불가능했습니다. 이건 보증기관에서 보증서 발급이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유예기간 없이 무조건 만기에 상환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엔 이런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 2금융권에서 최소한 1~2%p 높은 금리로라도 빌릴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제는 중간에 집값이 올라가는 경우라면 퇴거할 때 까지는 대출을 연장이 가능합니다. 이미 지난 21일에 나온바 있는 내용이지만, 보증기관의 내규를 고치고 3분기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것을 발표가 된 6월 21일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건부터 소급적용 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