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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05/25]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난차차 2022. 6. 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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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러시아와 카타르 악재에 국내 조선업계가 곤란한 처지라고?

 

국내 조선사들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는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카타르, 이 두 국가에서 벌어진 일 때문인데요, 우선 러시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우리 조선사들이 수주받은 LNG 선박의 계약이 위태위태한 상황입니다. 이미 해지된 것도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계약이 해지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배를 만드는 과정은 아파트 분양과 비슷합니다. 우선 계약금 10% 정도를 받고 건조를 시작한 후에, 중간중간 중도금을 받습니다. 선박이 완성되고 배를 인도할 때 잔금을 마저 받는 식입니다. 

 

만약 중간에 받아야 할 중도금을 못 받으면 조선사는 이를 공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현재 대우조선의 공시를 보면, 2020년 10월에 수주한 쇄빙 LNG 운반선 3척 중 1척이 중도금 미지급으로 계약 해지됐다고 합니다. 상대 선주사가 어디인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도금이 안 들어왔고 ‘쇄빙’ LNG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선주사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죠. 

 

러시아는 최근 북극의 빙하가 녹기 시작하니, 여기를 헤치고 가서 LNG를 캐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는데요, 여기에 필요한 게 얼음을 헤치고 갈 수 있는 쇄빙 LNG 운반선입니다. 참고로 일반 LNG 운반선보다 당연히 쇄빙선이 더 비싼데, 수주한 총 금액은 약 80억 달러고 그중에서 대우조선해양이 25억 달러, 삼성중공업이 50억 달러, 나머지 5억 달러는 한국조선해양의 몫이었습니다.

 

“80억 달러면 10조 원 가까이 되는 건데... 금액이 크니까 우리나라 회사들이 공동 수주한 모양이군요.” - 이진우 - 

 

- 중간에 계약이 해지됐다는 건, 배를 만들다 말았다는 소리인데...

 

그래서 이번에 계약이 해지된 배는 현재 46% 정도 완성된 상태입니다. 가격이 3,380억 원 정도의 배인데, 아직 받지 못한 돈은 920억 원 수준입니다. 배를 완성하고 인도해주기 전까지는 배의 소유권이 조선사에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계약이 중간에 해지된 배는 일단 끝까지 완성하고 아직 못 받은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습니다. 그럼 새로운 선주로서는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완성된 선박을 받을 수 있으니, 새 주인 찾는 건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중도금은 배를 주문한 선주사가 직접 주는 게 아니라, 아파트 분양처럼 선박을 담보로 한 대출금, 즉 은행이 대주는 겁니다. 따라서 이 선박을 넘길 때는 선박과 대출을 한꺼번에 묶어서 넘기는 것이죠. 

 

- 근데 ‘쇄빙’ LNG 운반선이면, 구매하려는 국가나 선주가 제한적일 텐데?

 

이 쇄빙선이 필요한 것은 일차적으로 러시아이지만, 러시아의 LNG를 수입하는 국가도 이 배가 필요합니다. 러시아가 북극 빙하를 뚫고 LNG를 실어 오면, 그것을 사가야 하는 쪽도 이 배가 있어야 하죠. 즉, 반드시 러시아에서 이 쇄빙 LNG 운반선을 사야 하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새 주인이 배를 산 후에, 그걸 빌려주는 용선 계약을 맺든 아니면 나중에 또다시 팔든,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측에선 파기된 이번 계약을 이어받을 제3의 계약자를 찾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조선사 측에서는 큰 피해 없이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이 파기된 이 쇄빙선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아직 계약이 유효한 나머지 2척도 제작에 들어갈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 카타르와 얽혀있는 문제는 뭐야?

 

카타르 쪽은 계약이 아닌 ‘예약’ 문제입니다. 배를 만들어 달라고 계약을 하기 전에, “당신 회사를 통해서 배를 만들 거니까 준비를 좀 해놓아 주세요”라는 정도의 단계가 필요합니다. 카타르는 현재 여기까지만 진행하고 절차가 중단된 상황입니다. 

 

LNG 운반선을 하나 만들려면 1년 가까운 시간과 고정된 장소가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내년 말까지 배가 필요하다고 하면, 적어도 내년 초에는 제작을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내년 초에 그 자리에 가서 보니 이미 다른 배를 만들고 있어서 자리가 없다? 그러면 배를 만들 수가 없겠죠. 그래서 조선업에서는 배를 만들 자리를 미리 맡아놓는 이른바 ‘슬롯 예약’이라는 걸 합니다. 도크 예약이라고도 부르죠. 

 

2020년 6월,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이라는 회사와 우리나라 조선 3사가 총 135척의 슬롯을 예약하는 내용의 수주약정서를 썼습니다. 이건 예약 단계라서 따로 계약금을 받는 건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식당에 자리만 맡아놓고 음식 주문은 나중에 하겠다는 건데, 그럼 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이거 이래놓고 음식 안 시키면 다른 손님 못 받는데’하는 걱정이 들겠죠. 그래서 이 식당 주인이 최소 한 시간 전까지는 자리에 앉아서 음식 주문을 꼭 해야 한다고 조건을 거는 겁니다. 그 시간 안에 안 오면 다른 손님을 받고요. 현재 카타르가 지금 이 약속 시간을 어겼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135척의 슬롯 중 100척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예전에 수주 대박이라고 뉴스가 크게 나기도 했죠. 근데 지금 보니까 그냥 예약 전화만 받아놓은 상태였던 거군요.” - 이진우 - 

 

- 약속 안 지킨 이유는?

 

배를 만드는 가격이 문제입니다. 이걸 신조선가라고 하는데, 이 가격이 너무 오른 거죠. 2020년 6월에 예약을 할 당시 LNG 운반선의 가격은 한 척당 약 1억 9천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최근 계약 가격이 약 2억 2,300만 ~ 2억 2,700만 달러 수준입니다. 2년 만에 20% 넘게 가격이 오른 겁니다. 게다가 그동안 인건비도 많이 오르고, 배를 만드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 가격도 크게 상승했습니다. 참고로 배를 만드는 원가의 20% 정도를 이 후판이 차지하는데, 2년 전 슬롯 예약 당시보다 2배가 올랐습니다. 

 

“차라리 그때 예약이 아닌 ‘계약’을 했으면 가격이 오른 만큼의 부담을 우리 측 조선사가 졌을 텐데 말이죠.” - 이진우 -

 

결론적으로 한 척당 우리 돈 500억 정도가 오른 셈인데, 이게 100여 척이니까 한 번에 5조 원 정도의 금액이 오른 겁니다. 따라서 당시 가격으로 제작을 해버리면 국내 조선사들은 5조 원의 손해를 보는 거고, 카타르 입장에서는 5조 원을 더 내야 할 판이니 예약 당시 가격으로 안 하면 계약 못 하겠다고 하면서 일정이 점차 연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 재건축 단지도 지금 비슷한 이유로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을 빚어서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죠...” - 이진우 -

 

- 협상이 안 되면 그냥 취소를 기다리는 거 말고는 방법 없어?

 

슬롯별로 예약 일정이 있어서 한 번에 전부 취소되는 건 아니고, 조금씩 차례로 취소가 되고 있는데요. 슬롯 예약은 보통 필요분보다 넉넉하게 잡아두기도 해서 나머지 100여 척의 예약도 그냥 일정을 넘겨버릴지 여부는 아직 모릅니다. 

 

또한 LNG 운반선의 제작 수요가 꽤 있기 때문에, 취소가 돼서 슬롯이 나오면 다른 곳과 계약을 또 체결하면 되니까 무조건 손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도매상에게 좀 싸지만, 안정적으로 물건을 넘기느냐 불확실한 수요의 소매상에게 물건을 넘기느냐의 차이가 있는 겁니다. 카타르의 경우는 도매상인 거고요. 

 

아직 결과를 낼만한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번 한 주간 대구에서 2022 대구세계가스총회(WGC)가 열려 있는 중입니다. 여기에 카타르의 관계사도 참석하거든요. 조선 3사가 참석하지는 않지만, 카타르 측이 방한한 김에 물밑 협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예측과 기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2. 한전, 전력 도매가격 상한제 추진한다?

 

한국전력은 소비자에게 전기를 팔 때, 민간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도매로 떼 옵니다. 이 전력도매가격을 'SMP'라고 하는데, 한전이 이 SMP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상한제를 추진한다는 소식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한전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정부가 국민의 비난을 감안하면서까지 전기료 인상을 눌러왔죠. 그런데 이제 와서 전기료를 인상하는 것도 어려운 상태가 됐습니다. 안 그래도 물가가 높아져서 경제가 어려운데, 여기다 전기료까지 올리면 물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전이 '우리 민간발전사에서 떼 오는 전기를 일정 가격 미만으로만 가져오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 전력도매가격 상한제는 빠르면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전망입니다.

 

- 한전이 민간발전사한테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

 

한전은 민간발전사가 SMP 상승으로 과도한 이익을 보고 있다고 여깁니다. SMP 가격 결정과정을 한번 볼까요?

 

우리가 전기 쓰는 패턴을 시간대별로 나눠보면, 보통 오전에는 별로 안 쓰다가 오후에 가장 많이 쓰고 다시 밤에 잘 때 쯤 덜 씁니다. 그래서 한전은 민간발전사에, 전기를 많이 쓰지 않는 오전에는 발전단가 낮은 원전부터 돌리도록 하고, 전기 수요가 늘어나는 오후에는 석탄과 LNG까지 써서 전기를 만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SMP는 원자력, 석탄, LNG 각각의 발전비를 평균 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나중에 가동되는 발전기 가격, 즉 제일 비싼 발전기를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따라서 시간대별로 전기 수요에 맞추다 보면 가장 나중에 돌아가는 LNG를 기준으로 SMP가 결정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 LNG 가격이 국제 유가 흐름과 함께 가기 때문에 최근 오르는 추세였습니다. 

 

이렇게 되면, LNG보다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을 돌리는 발전사 같은 경우에는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LNG 발전사 중에서도 국제가격보다 싼 가격에 해외에서 직접 LNG를 떼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이 회사들도 이익을 봅니다. 실제로 1분기 민간발전사들의 실적도 꽤 좋았다고 하는군요. 

 

- 민간발전사가 그렇게 돈을 벌어오는 동안, 한전은 적자에 허덕인 거구나

 

그렇습니다. 민간발전사들은 SMP가 높아지면서 이익을 보았지만, 한전은 SMP가 오른 만큼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했죠. 지난달 기준으로 1년 사이에 SMP는 거의 3배가 올라서 킬로와트당 200원 수준인데요, 한전이 파는 전기가격은 킬로와트당 110원 정도입니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장사를 하고 있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한전 적자가 더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전은 작년에 약 6조 원의 적자를 냈는데, 올해는 1분기에만 8조 원 가까운 적자를 냈습니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30조 가까운 규모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그래도 민간발전사들 반발이 꽤 심할 텐데

 

물론 상한제 적용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전 3개월 동안 SMP 평균이 과거 10년 동안의 월별 SMP 평균 가격의 상위 10%에 해당될 때에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이거든요. 지금은 전달 대비 SMP가 오히려 내린 상태라 상한제 적용이 힘듭니다. 아마 7~8월에 에어컨을 많이 틀면 그때 상한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발전사들이 전력을 생산할 때, 원가가 SMP 상한가보다 높다면 실제 연료비를 보상해주기로 했습니다. 만약 정부가 "150원 이상으로는 못 줘!"라고 했는데, 연료 가격이 계속 오른 탓에 발전비용이 160원이라면 10원은 정부가 보전을 해주겠다는 것이죠. 민간발전사로서는 이익을 보기 힘들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닌 셈입니다. 

 

“이익 안 보지만 그렇다고 손해도 안 보는 게 원금 보전인 건 맞는데... 그러려고 기업이 일을 하는 건 아니죠. (웃음)” - 김현우 -

 

- 연료비 보상까지 다 해주면 적자는 어떻게 메꾸나?

 

이런 지점에서 이번 조치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전기요금은 연료비와 연동해서 전기요금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사실 이게 아직 도입된 건 아닙니다. 2020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가격변동에 따라 분기별로 연료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임의로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할 수도 있다는 조항이 있어서, 지금까지 그 조항을 걸고 전기료를 올리지 않아 왔던 것이죠. 그래서 한전은 이 예외 조항을 삭제해달라며 산업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3. 오토바이 중고 매물이 늘고 있다...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이후인 지난달 18일부터 한 달 동안, 무려 4,800여 대가 125cc 미만의 오토바이 중고 매물로 나왔다고 합니다. 125cc 미만 오토바이는 주로 배달용으로 사용하는 오토바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리두기 해제 이전인 지난 3월 17일 ~ 4월 17일, 한 달간 3,000여 대의 매물이 나온 것을 고려하면,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오토바이 중고 매물이 약 60% 정도 늘어난 겁니다. 

 

작년만 해도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재작년 대비 80% 이상이나 늘었습니다. 오토바이 수요가 확 늘면서 오토바이 하나 사는 데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죠. 동시에 중고 오토바이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중고 오토바이 매물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배달 수요가 크게 줄고, 배달 수요가 줄어드니까 배달용 오토바이를 다시 팔아치우고 있는 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거리두기 해제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24일 사이, 주요 배달앱 3사의 이용자수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줄었고, 배달 주문 또한 최근 약 20% 가까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카드 회사측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지난달 18일부터 30일 사이에 배달 서비스를 주로 하는 식당 매출은 12%가 줄었고, 반대로 오프라인 위주의 식당 매출은 30%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리하면, 그간 코로나로 외식을 꺼리게 되면서 배달 수요가 늘고 배달비도 올랐고 그만큼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도 올라갔는데, 지금처럼 배달용 오토바이가 중고 매물로 늘어나고 있다는 건 배달 시장에 다른 변화가 시작되는 신호일 수도 있다, 이런 뉴스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게 눌려있다가 오랜만에 외식 많이 해서 늘어난 건지, 아니면 진짜 배달이 줄어들어서 그런 건지...” - 김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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