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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3]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본문
[22/05/23]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1. 바이든 방한, 한미 통화스와프 다시 체결하나?
통화스와프란, 특정 기간과 규모를 정해서 “이 기간에는 약속한 환율로 서로 화폐를 바꿔줍시다”라며 약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됐다고 했을 때,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어떤 환율로 서로 돈을 바꿔줄지를 미리 정하고,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든 그 가격에 돈을 바꿔주는 겁니다. 대신 약간의 이자는 받습니다. 그래서 통화스와프를 설명할 때 흔히 ‘외화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는 비유를 많이 씁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달러를 많이 쌓아둘수록, 외환 위기 등의 상황에 꺼내 쓸 수 있으니 좋습니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실제로 우리가 달러를 들고 있지 않아도 마치 마이너스통장처럼 언제든 융통할 수 있는 달러가 생기는 셈이니 안전망 같은 역할로 쓸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초기 당시 두 번이 있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달러 우산 아래 들어갈 수 있고, 미국도 다른 나라들이 위기 상황에서 갑자기 달러가 부족해지면 미국 국채를 팔아버린다든지 하는 금융시장 혼란이 있을 수 있는데, 이걸 사전에 막는다는 의미에서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미국은 그간 여러 나라들과 통화스와프를 맺어왔고, 우리와의 마지막 통화스와프는 작년 말에 종료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환율을 좀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통화스와프를 다시 맺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이 나왔고, 마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논의 중이라는 발표가 나온 겁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달러 부족할 때 미국 쪽에서 ‘달러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라는 약속을 받아내는 거네요.” - 이진우 -
- 통화 스와프가 환율 안정에 실제로 도움이 되었나?
과거의 사례를 보면 실제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달러를 가져와서 환율이 안정되었다기보다는,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사람들이 ‘이제 환율이 좀 더 안정되겠구나’하는 기대 심리에 환율이 떨어진 측면이 더 크다는 분석입니다.
“통화스와프의 상징성만으로도 효과가 꽤 있다는 뜻이네요.” - 이진우 -
가령, 미국과 처음으로 통화스와프를 맺은 2008년 10월 30일, 전날의 원달러 환율은 1,427원이었던 것에 반해, 통화스와프를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다음날 바로 환율이 177원이나 떨어졌습니다. 단지 계약만 맺은 것으로 바로 환율이 안정된 효과가 나온 셈인 겁니다. 코로나 초기 당시의 두 번째 통화스와프에서도 마찬가지로, 2020년 3월에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1,300원에 가깝던 환율이 다음날 40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 실제로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많이 가져다 쓰기도 했나?
2008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당시 규모는 300억 달러였습니다. 실제로 시장에 공급된 달러를 확인하면 이 중 100억 달러 정도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당시 하루 외환거래액 규모가 300억 달러 수준인 걸 고려하면 사실 그렇게 큰 규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즉, 실제로 달러가 시장에 공급되어서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상징적인 의미보다 더 크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도 환율 안정을 위해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보입니다.
"통화스와프를 맺고 '우리나라에는 달러 떨어질 일은 없겠네'라는 생각을 하면, 환투기 세력도 줄고 환율도 좀 안정되겠죠." - 이진우 -
- 그런데 ‘준하는’이라는 말에 왜 힘을 싣는 거야?
통화스와프라는 말 자체가, 그동안 금융시장에 심각한 위기가 있을 때에만 나왔던 조치였기에 그렇습니다. 지금 환율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 초기처럼 매우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한국이 먼저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하는 형식이 되면, 괜히 말만 꺼냈다가 “한국 경제가 그렇게 힘들어?”라는 인상을 외국에 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럼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방법이란 어떤 걸까요?
통화스와프가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는 것이라면, 원화 대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미국 국채와 달러를 교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상설 임시 레포기구((FIMA Repo Facility)’라는 건데요, 원화 대신 미국 국채를 달러와 교환한다는 것 빼고는 결과적으로 통화스와프와 동일한 효과를 내는 제도입니다. 지금은 이 한도가 600억 달러 수준인데, 이 한도를 늘리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 세부 내용은 협상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조만간 한국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통화스와프와 비슷한 계약이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우리나라에 좋을 건 별로 없고 미국에만 좋은 거네요. 통화스와프는 우리에게 없는 달러를 미국이 급하게 빌려주는 마이너스 통장인데, 이건 우리가 가진 미국 국채를 굳이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그걸 담보로 달러를 빌려 오는 거니까... 이건 마치 주택담보대출 같은 거군요. 집을 팔아서 쓸 수도 있는데, 팔지 말고 대출받게 해준다는 거니까요." - 이진우 -
"보통 통화스와프 못 들어간 국가들이 이걸 많이 쓰는데요... 이걸 늘린다고 실효성 있을까 얘기는 나오지만, 그래도 통화스와프 당장 체결 못 하면 이거라도 하자는 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나수지 -
2. '달러 보험' 지금 사는 게 이득이다? 절판 마케팅을 주의하세요
‘달러 보험’은 일반 보험과 똑같지만, 보험료 납부와 지급이 전부 달러로 이뤄지는 국내 보험입니다.
보험료 납부은 외화예금통장에 외화를 넣어놓고 자동이체 되도록 하거나, 일반 통장에 원화를 넣고 매월 보험료를 납부시기의 환율로 환전해서 인출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후자의 형식을 선택하면 기준이 원화니까, 환율 변동에 따라 매월 내는 보험료도 달라지겠죠.
나중에 보험금을 지급 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외화로 받거나 원화로 환전해서 받을 수 있는데, 이때도 원화 기준을 선택하면 약 1% 내외의 환전수수료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최근 달러 환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이 ‘달러 보험’이 달러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져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보험이라는 상품이 최소 10년 이상은 유지해야 하는 장기상품이기에, 장기 환율의 방향까지 생각해서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는 것이죠. 특히 요즘처럼 달러환율이 오를 때는 보험료를 비싸게 내야 하니 대체로 득실을 따지기가 힘들고, 해외 이민자들처럼 추후에 보험금을 달러로 받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딱히 달러 보험 가입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불완전판매가 우려되어, 금융감독원은 7월부터 달러 보험을 만들고 팔 때 절차를 조금 더 까다롭게 할 예정입니다. 가입자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야 하는 정도고, 가입자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그런데 이걸 두고 벌써 '7월부터 가입이 어려워질 테니 필요하다면 빨리 가입하라'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절판마케팅에 주의하라는 차원에서 저희 손경제가 다뤄봤습니다.
"장점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미국 자산이 있으면 좋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점인데 단점은?" - 이진우 -
"단점은,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갈 부분은 아니라는 겁니다. 원화로 쓰면 불필요한 전신환수수료(환전수수료)가 추가된다는 거죠. 달러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 김현우 -
3. 카카오 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업체들 상대로 불법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 중에는 대리운전 호출서비스도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인 CMNP라는 곳이 2019년 ‘콜마너’라는 업체를 인수했는데요, 이 콜마너는 다양한 대리운전 업체의 전화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대리기사와 매칭해주는 업체입니다.
이 콜마너를 통해서 손님과 기사를 배치받는 대리운전 회사들은, 자기 회사의 전화번호가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런데 콜마너를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의 CMNP는, 이 대리운전 회사들의 전화번호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만약 상환하지 못하면 담보로 잡아놓은 전화번호를 가져가 버리는 식의 대출을 해왔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 내용에 대해 대부업 등록도 하지 않은 무등록 불법 대출을 해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대출과 관련해선 중기부 소관이 아니다’는 이유로 추가 조사는 없었고, 금융위도 ‘무등록 대부업체는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므로 관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CMNP의 대출은 그대로 방치가 되어왔습니다.
국정감사 이후 추가적인 대출이 있었는지, 금리와 상환조건이 어떻게 되는지 등은 별도로 관리·감독하는 곳이 없다 보니 공식적으로 공개된 내용은 없습니다. 언론보도 등에서도 국정감사 이후 추가 대출은 없었고, 현재 30여 곳과 기존에 있던 담보 대출을 유지하는 데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진행된 대출은 대리운전 업체별로, 적게는 2천만 원에서 많게는 3억 원 규모까지 있습니다.
지난 국감에서 재발방지 언급을 한 이후, 대부업은 계획에 두지를 않아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원칙적으로는 중단이 맞지만 그렇다고 짧게는 올해 10월에서 길게는 2025년 9월까지 상환하기로 한 대출을 회수해오는 것을 사실 대리운전 업체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화번호를 담보가치로 인정해주는 곳이 현재 많지 않다 보니, 업체 입장에서는 돈이 궁하면 쓸 수밖에 없잖아요.
대출영업 자체는 불법이지만, 계약조건의 위법성 또한 별개의 문제이기에 불법이라고 당장 대출을 중단하라는 건 대리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전화번호’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인 겁니다.
"그냥 대부업 등록만 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문제는 카카오가 그럴 생각이 없나 보군요." - 이진우 -
4. 인도네시아, 다시 식용유 수출 나선다
오늘(23일)부터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이 재개한다는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 국내 식용유 가격이 일단 내려가기도 했고, 무엇보다 수출을 금지했더니 식용유 제조회사들이 팜 열매를 사가지 않는 바람에 팜 농가 농민들의 수입이 끊기면서 반발이 심해졌습니다. 여기에 무역수지 흑자 폭도 줄어들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재수출을 결정한 겁니다.
인도네시아의 대용량 식용유 수요는 한 달에 19만 톤 정도입니다. 수출 금지 전에는 국내 공급량이 6만 톤 수준이었는데, 수출 금지하고 공급량이 21만 톤으로 늘어났습니다. 내수용 식용유가 확 늘어난 겁니다
최근 인도네시아산 식용유인 팜유의 국제 가격이 많이 올랐죠.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 허용으로 이 팜유 가격이 좀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고는 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출을 완전히 자유롭게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요, 일단 인도네시아 국내용 분량을 정해두고 그 양이 충족되면 남는 분량을 수출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수출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로 말레이시아산 팜유를 사용해왔던 우리나라의 라면/제과 기업들 입장에서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이 장기화될 수록 말레이산 팜유로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이 어느 정도 다시 돌아오는 거면서 상황이 다시 반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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