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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3]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난차차 2022. 5. 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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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3]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1. 윤석열 정부 첫 추경, 재원은 국채 발행 아니라 초과 세수로만 마련?

 

우선 이번 추경안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죠. 정부가 이번에 59조 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하는데, 이 중에서 정부가 직접 쓰는 돈은 36조 4천억 원, 나머지 23조는 지방으로 교부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직접 쓰는 돈의 핵심은 코로나19로 피해입은 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죠.

 

추경은 보통 국채를 발행해서 재원을 마련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전액을 충당할 계획인데요, 바로 추가 세수로 재원을 충당하겠다?는 겁니다. 우선 전년도 예산에서 쓰고 남은 돈이 약 8조 원에 기존 예산을 줄여서 만든 돈 약 7조 원, 이렇게 15조 원이 있습니다. 또한, 올해 예상보다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가 약 53조 원입니다. 모두 합치면 총 68조 원에 달하는데, 이 중 59조 4천억을 추경에 투입하고 남는 돈인 약 9조 원은 국채 상환에 쓸 예정입니다.

 

올해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국세 전망치는 396조 6천억 원으로 판단됩니다. 작년에 짰던 올해 예산은 343조 4천억이었는데, 이것보다 53조 3천억 원이 더 걷힐 것 같다는 거죠. 국세를 걷으면 그 중 일부는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으로 보내주는데요, 이렇게 초과로 걷힌 세금도 마찬가지로 보내줍니다. 이 돈이 앞서 지방으로 교부한다는 23조 원에 해당하는 것이고, 따라서 추경 규모는 약 60조 원이지만 정부가 직접 쓰는 돈은 36.4조인 겁니다. 

 

결론적으로 15조 원의 추가 국채발행이 필요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윤석열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작년 예상보다 더 걷힐 것 같은 세금을 추경에 쓰겠다는 건데, 오차 생긴 이유는?

 

기획재정부는 작년에도 61조 4천억 원의 세수 추계 오차를 냈습니다. 그래서 현재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작년은 ‘덜 걷힐 거 같다’를 계속 반복해 세차례나 수정을 하면서, 세수를 과도하게 적게 잡은 탓에 초과 세수가 발생한 겁니다. 

 

반면 올해는 ‘더 걷힐 것같다’고 예상을 하는 중인데요, 작년 예산을 편성할 때에 비해 큰 오차가 생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첫 번째는 작년에 올해 예산을 짜던 시점이 7월이었는데, 그 이후 크게 증가한 세수 실적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환율과 물가가 당시 예상치보다 오른 것을 이번에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풀어볼게요. 보통 작년에 걷힌 세금을 바탕으로 올해 걷힐 세금을 예상하는데, 작년 연말에 30조 원이 더 걷히는 바람에 이게 반영이 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물가가 오르고 거리두기도 풀리면서 소비가 증가할 테니 부가세가 많이 걷힐 것 같고, 임금이 오르니 소득세도 더 걷힐 것 같고, 작년에 4% 성장률을 보이면서 법인세도 더 많이 걷힐 것 같고, 부동산 관련 세금도 더 걷히게 될 것 같으니, 작년 7월 예측치와는 많은 차이가 생겼다는 것이 기재부 설명입니다. 

 

어디서 더 많이 걷히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법인세가 29조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이 양도세와 근로소득세 순인데 각각 약 12조 원, 10조 원 정도입니다. 이번에 1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반영해도 이 정도로 세수가 늘어난 겁니다. 

 

- 세수가 넘칠 거로 생각하고 추계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의심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의 이례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세금이 각 분야에서 다시 또 이렇게 많이 걷힐 거야.’라는 추정은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큰 현재 상황에서 과도한 추정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것을 두고 야당에서는, “아직 들어오지도 않은 세금을 윤석열 대통령의 ‘적자 국채발행 최소화 원칙’ 지키려고 실제보다 부풀려 잡는 것 아니냐. 실제로 2년 연속으로 50조 이상의 세수 예측이 틀렸다고 해도 그건 기재부의 무능이다”라며 비판했습니다. 반면,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 정부가 과도하게 세금을 매겼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달성하고 국채상환으로 국가채무도 건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기재부의 올해 예산이 적게 편성된 것인지, 아니면 적절하게 예산을 짰는데 무리하게 더 많이 걷힐 거라고 예상하는 것인지는 3분기 정도는 지나봐야지 우리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한국산 코인 폭락에 글로벌 코인 시장이 쑥대밭 됐다고

 

“가상화폐 세계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다”

 

영국 가디언지가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격 폭락을 두고 한 얘기입니다.

 

최근 주식 시장도 연이은 하락세에 타격을 입고 있지만, 지금 코인 시장은 그야말로 ‘쑥대밭’이라는 소식입니다. 그 시작은 ‘테라USD’와 ‘루나’라는 코인의 가격 폭락이었는데요, 루나의 가격은 하루만에 가격이 99% 이상 떨어졌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80달러 정도 하던 코인이 지금 0.016 달러, 그러니까 1센트 대로 주저앉은 겁니다. 루나는 전 세계 8위 정도 되는 코인이었습니다. 주식시장으로 비유하면 현재 상장 기업 중 글로벌 시가총액 8위가 TSMC인데, 가상자산 시장에서 TSMC 급의 회사가 갑자기 휴짓조각이 되어버린 정도의 충격인 것이죠. 

 

-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아주 큰 사건이지만, 그만큼 복잡해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해볼게요. 

 

일단 ‘테라’라는 코인이 어떤 코인인지 이해를 해야 됩니다. 테라는 우리나라 ‘티몬’의 창업자인 신현성 씨와 애플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권도형 씨가 만든 코인입니다. 테라는 한때 전체 시가총액 1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3조 원에 달할 정도로 주목을 많이 받은 코인입니다. 

 

테라가 주목받은 이유는 굉장히 독특한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이기 때문인데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건,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미국의 1달러와 항상 가격을 같게 만든, 즉 가격이 안정적인(stable) 코인을 말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테더’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보통 1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발행한 코인만큼 코인 발행회사가 실제 현금 같은 것을 보유합니다. 금본위제처럼 언제든 달러랑 바꿔달라고 하면 바꿔줄 수 있다는 걸 보증하는 것이죠. 물론 이것도 전부 믿을 수 있는 거냐는 지적은 있지만, 어쨌든 실제 달러 자산을 비축해놓고 그걸 기반으로 코인의 가치를 1달러와 맞추겠다는 전략을 쓰는 겁니다. 

 

- 테라는 일반적인 스테이블 코인과 다른 거야?

 

달러도 이제는 금본위제를 쓰지 않고 그냥 달러 자체를 믿고 쓰는 것처럼, 테라도 코인 자체를 믿고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달러를 비축하지 않고, 대신에 루나라는 코인을 하나 더 만들어서 “언제든지 테라는 루나와 바꿔주겠습니다” 이런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죠. 

 

일단 1테라가 1달러에 맞춰져야 하겠죠. 만약 1테라 가격이 0.95달러로 떨어졌다고 해 봅시다. 그럼 테라를 갖고 있던 사람이 테라를 발행한 회사에 0.95달러가 된 테라를 주면 1달러 어치의 루나를 받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바꾼 사람들은 차익을 노리고 다들 테라를 루나로 바꾸려고 하겠죠? 그럼 테라는 루나로 바뀌면서 소각이 되는 셈이니, 테라 물량은 줄어들게 됩니다. 연이어 ‘0.95달러 테라를 사면 무조건 1달러어치 루나로 바꿔준다고?’라면서 테라를 사람들도 많아지게 됩니다. 결국 자연스럽게 테라의 가격이 다시 1달러에 수렴하게 하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1억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9천만 원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1억 원어치 자동차 10대로 바꿔주겠다는 거군요” - 이진우 -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려면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 

 

테라와 바꿔주겠다고 만든 나의 가격이 유지되는 게 중요합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테라 가격이 떨어져도 루나랑 바꿔줄테니까 걱정마!’라는 믿음이 유지돼야 합니다. 즉, 루나가 현금이나 금처럼 가치가 떨어질 걱정이 없어야 되겠죠. 그런데 테라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테라를 사람들이 루나와 교환하다보니, 그때마다 루나는 물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 루나는 자기보다 더 싼 테라와 교환되는 운명이니, 가격 또한 점점 떨어질 수 있는 것이죠. 

 

“바꿔주겠다는 자동차의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네요.” - 이진우 -

 

그래서 루나 가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주기 위해 테라가 고안한 방법은, 매우 고금리의 루나 예금 통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통장에다가 루나를 예금하시면 20%의 금리로 이자를 줄게요!” 이렇게 마케팅을 한 거죠. 물론 예치된 루나로 다시 대출을 해주고 이 자금을 굴리지만, 아무리 그래도 연 20% 이자는 너무 무리한 프로젝트 아니냐는 지적은 처음부터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와! 20% 이자라니!” 라며 루나에 계속 투자했고, 루나 가격은 계속 올라갔죠. 한때 가격이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했고, 이걸 기반으로 테라도 가격이 그간 유지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랬던 테라와 루나는, 루나가 이번에 휴짓조각으로 전락하면서 테라도 1달러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지금은 0.4달러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 그만큼 떨어진 이유는 뭐야?

 

아직 공식적인 내용이 나온 건 없습니다. 코인 시장 쪽 사람들의 추정은 이렇습니다. 최근 미국 연준의 빅스텝 이후에 가산시장에 대한 심리도 함께 약해진 상황에서, 특정 세력이 공매도를 노리고 루나와 테라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앞서 테라의 시스템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테라는 루나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거라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그러니 루나 가격 떨어지면서 이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 연달아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죠. 

 

가뜩이나 시장 심리도 좋지 않은 시점에 대규모 매도가 들어오니 루나의 가격은 확 꺾였고, 그러니 테라의 1달러도 유지되기 어려울 거라는 심리에 테라 가격마저 떨어지고, 테라 가격이 떨어지니까 그 테라를 또 루나로 바꾸면서 루나 가격은 더 떨어지고,? 그걸 보고 다시 또 테라 가격이 떨어지고... 이렇게 갈수록 나빠지기만 하는 ‘죽음의 나선’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앞으로 그럼 어떻게 돼?

 

지금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코나와 루나로 촉발된 일종의 뱅크런 사태를 보면서, 가상자산 쪽에서 연쇄적인 급락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특히 테라 쪽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테라의 1달러 가치를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 루나와 교환 가능한 물량을 평소보다 4배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말은 곧 루나의 물량이 앞으로 4배 더 늘어난다는 뜻이거든요. 즉, 테라를 살리기 위해서 루나 가격은 어느 정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 당분간 이런 패닉 상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테라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수십억 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을 팔아서 그 돈으로 테라 가격을 1달러로 방어할 수도 있는데, 이것 때문에 지금 비트코인 가격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코인을 맡겨놓고 그걸 담보로 다른 코인을 대출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인데요. 코인 가격이 이렇게 급락하게 되면 계좌가 청산되어버리면서 연쇄적인 정리매매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럼 가격이 더 떨어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죠. 주식 시장도 요즘 어렵지만,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당분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5년 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네요.” - 이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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