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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6]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난차차 2022. 5.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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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6]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1. 당분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한다고?

 

지금은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서 내야 하는 세금은 기본세율에 중과해서 냅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일인 다음 주 화요일(10일)부터 1년 동안 이 다주택자들에 대한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새 정부 출범일인 10일에 시행령을 개정하고 효력은 다음날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정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착오로 인한 피해자들이 나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당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도록 수정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를 그 전에 썼더라도 잔금일이 10일 이후라면 중과 배제에 해당됩니다. 

 

현행 기본 양도세율은 6~45%입니다. 양도금액에서 취득가액을 뺀 금액에 필요경비와 공제를 제하면 ‘양도소득금액’이 나오는데, 여기에 세율을 곱해서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죠. 그런데 2주택자가 집을 팔면 기본세율에 20%포인트를 더해서 26~65%, 3주택자 이상이면 30%포인트를 더한 36~75%의 세율이 부과됩니다. 여기에 지방세 10%까지 더한다고 하면 3주택자는 최고세율이 적용됐을 때 82.5%의 세금을 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럼 차익의 20%도 가져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달 10일부터는 다주택자라도 2년 이상 보유한 집을 팔 경우에는 중과를 배제합니다. 즉, 기본세율만 적용받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3년 이상 보유한 집이라면 적게는 6%에서, 최대 15년 보유 시 30%까지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 이걸로 다주택자들이 매물들 좀 내놓기를 기대하는 거야?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새 정부의 바람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좀 내놓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거기다 세금이 부담되어 집을 팔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집을 처분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생각과는 달리 처분이 힘들 수도 있고,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보유한 주택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라면 1년이라는 기한 내에 처분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세입자의 남은 계약기간이 1년 이상 길게 남아있다면,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1년 반 뒤에 들어갈 수 있는 집을 지금부터 미리 사려는 사람은 잘 없을 테니까요. 그래서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을 때는 유예기간 내에 처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지역에 따라 처분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있습니다. 공공재개발이나 공공재건축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현금청산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곳들은 실수요나 투자수요 상관없이 매수자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다주택자들에게 ‘이번이 집을 처분할 마지막 기회다’라는 인식이 심어져야 하는데요. 사실 시장은 다른 기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한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따르면, 한시적 중과 유예내용과 함께 “부동산 세제를 종합적으로 개편하고 그 과정에서 중과세 정책 역시 재검토한다”고 명시되어있거든요. 즉, 현재 중과 규제도 손을 보겠다는 건데, 따라서 보유세와 양도세가 더 완화될 거라 기대하고 오히려 ‘일단 지금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정말 급한 경우 말고는 거래를 보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 이게 다주택자들 고생 많이 했다고 하는 게 아니라, 너무 매물이 안 나와서 풀어주는 거잖아. 1년 후에 다시 중과된다면 다시 집값은 오를 거고, 그럼 내가 왜 1년 안에 팔아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긴 하겠네요.” - 이진우 - 

 

2. 유럽연합, 러시아산 석유 수입 안 하기로 

 

2주 전 손경제에서, 여전히 러시아의 경상수지가 흑자인 이유로 여전히 석유와 가스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많기 때문이라는 소식 전해드렸죠. 유럽에서 이제 그것마저 틀어막아 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당장 수입을 금지하겠다는 결정이 난 건 아니지만, EU 회원국들에 6개월 정도의 시간을 주고 천천히 수입량을 줄여서, 6개월 뒤에 전면 금지하겠다는 겁니다. 

 

- 지금 계속 러시아산 석유 수입하는 나라는 어디야?

 

주로 유럽 국가들입니다.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터키 등이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요, EU 전체로 보면 연간 석유 사용량의 25% 정도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EU에 있어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는 양날의 검인 셈입니다. 우리나라도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긴 하지만, 비중이 큰 편은 아닙니다. 우리는 석유와 가스를 합쳐서 대략 6% 정도를 러시아에서 들여옵니다. 

 

- 근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유럽이 안 하게 되면 국제유가가 오를 수도 있겠네?

 

유럽이 러시아에서 석유를 수입하지 않으면, 그 석유는 러시아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유럽은 다른 곳에서 석유를 사와야 합니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줄어드는 꼴이니 아무래도 국제유가는 오를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이 전해진 후에 유종별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국제유가가 전날 대비 5~6% 정도 올랐습니다. 최근 중동 산유국들도 증산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유럽의 석유 수입처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인데요, 그럼 국제유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유럽연합이 이 제재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가 변수입니다. 얼마 전 손경제에서도 다뤄 드렸듯 경기가 좋을 때 EU는 단합이 잘 되는 것 같지만, 위기가 찾아오면 결국 유럽 국가들도 각자도생하기 마련입니다. 당장 러시아에서 석유를 사다 쓰고 있는 국가들이 과연 순순히 제재안을 받아들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합니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수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유럽연합도 이 두 국가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허용하고 있고요. 인도는 이참에 러시아 석유를 더 싸게 사겠다는 작정으로 계속 수입을 하고 있고, 중국도 몰래 러시아 석유를 들여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국제유가에 정말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결국 각자 가게만 다를 뿐, 결국은 다 마찬가지로 석유를 알아서 구해다 쓰고 러시아도 장사가 그다지 잘 안 되는 게 아닐 수도 있고... 그렇게도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 이진우 -

 

- 러시아도 원자재 수출길 막겠다고 맞불 놓던데?

 

아직 러시아가 정확히 어느 국가에, 어떤 원자재의 수출을 막겠다는 건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그 국가명단을 발표할 걸로 보이는데, 지난 3월 러시아가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미국, 유럽연합,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략 50개국 정도를 지정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원자재를 수출하지 않겠다는 것인지도 아직 모르지만, 만약 러시아의 수출량이 많은 팔라듐이나 밀, 비료 같은 원자재들은 가격이 안 그래도 많이 올랐는데 여기서 더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 우리나라가 러시아에서 많이 수입하는 건 어떤 게 있을까?

 

우선 앞서 말했듯 석유와 가스는 수입을 많이 안 하고 있어서 당장 에너지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석유화학 제품 제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나프타를 러시아에서 많이 가져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테인리스강을 만들 때 필요한 ‘페로실리코크로뮴’은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반도체 소재 중에서는 팔라듐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 그런데 원자재 수출 안 하면 러시아도 어쨌든 손해 아냐?

 

맞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자기 발등을 찍는 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가뜩이나 전쟁비용으로 돈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통상을 중단하면 그 피해는 러시아에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겁니다. 석유와 가스, 원자재 수출로 먹고 살았던 러시아의 가장 큰 시장은 제재를 하겠다고 나선 서방 주요국들이거든요. 

 

물론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지금 맥도널드나 이케아 같은 글로벌 기업 400여 곳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영업을 중단하면서 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난 그 빈자리를 러시아 토종기업들이 잘 메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1위 가구업체인 ‘호프’라는 기업은 매장을 더 많이 늘려서 이케아의 공백을 채우고 있고, ‘도도피자’나 ‘테레모크’같은 레스토랑도 맥도널드에서 일하던 직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3. 결국 ‘빅스텝’ 단행한 미 연준, 어떤 변화 있을까?

 

FOMC 정례회의를 끝낸 후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처음 꺼낸 말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다”였습니다. 그 정도로 물가 상승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크다는 것인데요, 결국 시사한 대로 이른바 ‘빅스텝’이라고 하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이제는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좀 약해지는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가 됐습니다. 

 

우선 이번에 나온 가장 중요한 표현은 “인플레이션 평탄화”라는 것입니다.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우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평탄해지는 것은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평탄화는 보통 채권 시장에서 많이 쓰는 용어입니다. 지금 물가 상승이 갈수록 높아지니 그래프 상에서도 곡선이 가팔라지는 형태가 나오는데요, 평탄해진다는 것은 이 곡선이 다시 가로로 평평해지는 모양을 그린다는 겁니다. 즉, 물가 상승이 앞으로 조금은 둔해질 것이라는 걸 시사한 것이죠. 

 

인플레이션 평탄화를 말한 근거는 미국의 근원 물가 상승률이 두 달 째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월대비로 따졌을 때는 상승세가 꺾인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근원 물가라는 게 유가나 농산물 같은 물가 등락폭이 큰 품목을 뺀 물가라서 이걸 근거로 하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나오지만, 어쨌든 물가 상승의 정점을 친 것 아니냐는 것이 파월 의장의 생각으로 읽힙니다. 

 

이것이 아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닌 게, 물가라는 건 결국 작년보다 얼마나 많이 올랐느냐를 보는 것이거든요. 작년에 3월까지만 해도 물가상승률이 1%대였는데, 4월부터 2%대로 오르고 5월에는 4%로 오르더니 11월에는 6%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4월, 5월부터 본격적으로 물가가 뛰기 시작했는데요, 이걸 고려해보면 올 4월 물가 발표부터는 상승률이 좀 둔화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그럼 연준에서도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겠느냐는 약간의 낙관적인 전망이 약간은 섞인 거죠.. 

 

- 물가상승률이 실제로 평탄해진다면 금리 인상 속도도 좀 약해지려나?

 

파월 의장은 앞으로도 두 번은 더 빅스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6월과 7월 FOMC 회의에서도 0.5%포인트씩 총 1%포인트가 두달 내에 올라간다는 뜻인데요. 이것도 상당히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정도 인상은 각오했다’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시장금리에도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관심사는 ‘연준이 이것보다 더 과감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 아니야?’하는 건데요. 

 

파월 의장은 한 번에 세 단계, 즉 0.75%포인트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비교적 명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즉,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만 가지 않으면 일단 예고된 수준 정도로만 올린다는 가이드라인을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또 주목할 건 어떤 게 있을까?

 

또 눈에 띄는 표현은 “소프트랜딩”이라는 단어입니다. 우리말로는 연착륙이라는 뜻이죠. 금리를 올리면 아무래도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는, ‘얼마나 경기가 위축되지 않는 수준에서 올릴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정책적 목표입니다. 따라서 금리를 인상했을 때 경기가 과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의 발언을 보면, 소프트랜딩을 두고 “도전적이고 쉽지 않은 과제다”라고 얘기해 왔습니다. 경기를 망치면서까지 금리를 올릴 생각은 없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 FOMC 회의 후의 기자회견에서는 “소프트랜딩의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요, 이전과 달리 파월 의장에게 상당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근거가 “있는” 자신감일까?

 

이 자신감의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첫 번째는 미국 가계와 기업들의 재무상태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강조한 건 미국 노동시장이 매우 강력하다는 겁니다.

 

“금리를 급하게 올리더라도 버텨줄 체력이 있다고 본 거군요.” - 이진우 -

 

현재 미국의 기업들은 사람을 못 채워서 인력을 찾는 구인 규모가 3월 기준으로 1,155만 명 정도입니다. 한 달 만에 20만 명 이상이 늘어난 수준이고,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미국의 1분기 고용비용지수 또한 역대 최고치로 올라가고 있는데, 이건 미국 기업들이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서 임금을 계속 올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파월 의장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고용시장이 강력한 분위기니까 금리를 조금 급하게 올리더라도 경기가 갑자기 떨어질 정도로 불안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이 됩니다. 그래서 이걸 한편으로 경기가 좋다는 걸로 보면, 오히려 물가를 잡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죠. 따라서 초반에 0.5%포인트씩 올리는 과감한 금리인상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재 파월 의장은 ‘프런트 로딩’, 즉, 초반에 금리인상을 집중적으로 배치해서 물가를 빠르게 잡고,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이 해소되면 경기가 크게 나빠지기 전에 인상 속도를 확 낮추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는 소식일 수 있겠네요. 

 

“금리를 올려야 할 수준이 있긴 한데 전반전 15분에 열심히 뛰고, 후반전에는 조금 천천히 올리겠다는 게 파월의장의 생각이군요” - 이진우 -

 

※프런트로딩

- 연준의 금리인상 방식은 세가지로 추릴 수 있는데요, 우선 금리 인상을 초반에 배치하고 후반에 인상 속도를 낮추는 ‘프런트 로딩’, 두 번째는 초반에 조금씩 간을 보며 올리다가 후반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면 많이 올리는 ‘백엔드 로딩,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정 기간에 꾸준히 금리를 인상하는 ‘이퀄리로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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