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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3]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요약 본문
1. 5G 주파수 추가 경매가 중요한 이유는?
2018년, 정부는 5G 주파수를 경매에 내놨습니다. A) 3.4 ~3.5GHz(기가헤르츠), B) 3.5~3.6GHz, C) 3.6 ~ 3.7GHz, 이렇게 세 영역의 주파수가 경매에 나왔습니다. 편의상 A, B, C 주파수라고 하고 설명할게요.
통신 3사가 사이좋게 하나씩 가져갑니다. A 주파수는 LG유플러스가 낙찰받았고, B는 KT, C는 SK텔레콤이 가져갔습니다. 문제는 LG유플러스가 가져간 A 주파수의 감도가 나머지 두 주파수에 비해 약간 부족한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주파수는 도로처럼 대역폭이 넓으면 넓을수록 차도 안 막히고, 데이터도 시원하게 송수신이 가능합니다. KT와 SK텔레콤이 가져간 두 주파수는 둘 다 대역폭이 100MHz(메가헤르츠)였습니다. 그런데 LG유플러스의 A 주파수는 80MHz짜리였습니다. LG유플러스는 주파수의 대역폭이 좁은 만큼 싼 가격에 사가긴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도로의 폭이 좁은 셈이니, 데이터 전송이나 인터넷 사용 등에서 이용자들의 아쉬움과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 이번에 정부가 추가로 내놓은 주파수 경매는 뭐야?
이번에 정부가 경매에 내놓겠다고 하는 5G 주파수는 LG유플러스가 가져갔던 A 주파수의 바로 옆에 붙어있던 주파수(3.40~3.42GHz)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투리 주파수’인 거죠.
사실 2018년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타사와 달라 80MHz밖에 가져갈 수 없었던 건, 이번에 경매에 나온 주파수가 다른 주파수와 간섭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2018년 경매 이후 몇 년간 검증 절차를 거쳐보니, 전파 간섭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 그냥 팔아도 되겠다는 판단으로 바뀐 것이죠.
새롭게 경매에 부쳐지는 주파수는 LG유플러스가 기존에 갖고 있던 A 주파수와 딱 붙어있는 주파수입니다. 그래서 LG유플러스가 이 주파수를 사면 기존의 80MHz에 20MHz가 더해지면서, KT와 SK텔레콤처럼 100MHz짜리 주파수를 가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KT나 SK텔레콤의 B, C 주파수는 이번 ‘자투리 주파수’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돈을 주고 사오더라도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경매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마치, '그동안 못쓰는 땅인 줄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비옥한 노른자 땅이었다, 그런데 그 땅이 유플러스네 땅에 딱 붙어있는 땅이었다', 이렇게 정리를 할 수 있겠네요.
-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그럼 굉장히 유리한 입장에서 경매에 들어가겠네
원래 정부에서 주파수를 내놓을 때는 상당히 엄격한 방식으로 경매를 진행합니다. 우선 1) ‘오름입찰방식’이라는 일반적 경매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최저가를 정하고 호가를 점점 높여 나가다가 최고 입찰자가 낙찰받는 것이죠. 가령, 이번에는 1,500억 원에서 시작하고, 1,505억, 1,520억 이렇게 조금씩 가격을 올려가는 겁니다. 그렇게 50차례 정도 경매를 한 후에 그때까지도 낙찰자가 나오지 않으면 이때는 2) ‘밀봉입찰’로 전환합니다. 지금까지 부른 가격보다 높은 선에서, 각자 비밀로 가격을 써내고 그중 최고가를 부른 회사가 주파수를 마침내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매 방식으로 진행해도, 사실상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한 주파수라서 SK텔레콤과 KT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두 회사는 아예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을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고, 그러면 LG유플러스의 단독 입찰로 경매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경매에 참여하면 경쟁 입찰은 의미가 없어지니, 그냥 정부에서 가격을 정해주는 방식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럼 정부에서 가격을 직접 심의해서 정해주게 되는데요. 지난 2018년 경매에서 100MHz짜리 5G주파수를 KT는 9,700억, SK텔레콤은 1조 2,000억에 샀고, 80MHz 5G 주파수를 가져간 LG유플러스는 8,000억 원대에 구매했으니, 이걸 고려하면 10MHz마다 가격이 1,000억 원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따라서 이번에 경매에 부쳐질 ‘자투리 주파수’는 20MHz였으니까 대략 2,000억 원 안팎의 가격을 정부에서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게 되면 LG가 그다지 싼 가격에 가져가는 것도 아니네요... KT와 SKT가 몽니를 부린 보람이 좀 있겠군요.” - 이진우 -
- LG유플러스 5G 이용자한테는 희소식이고, 나머지 회사 가입자들은 별 차이가 없겠네?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번 경매가 회사와 관계없이 5G 가입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G가 아직 통신비 가격은 비싼데 막상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는 곳도 많다는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죠. 그래서 정부는 통신 3사를 모아놓고, “도심지에서는 경쟁적으로 5G 통신망을 깔더라도, 농어촌 지역에서는 5G 이용이 어려우니 아예 지역을 할당해줄게. 맡은 지역은 책임지고 통신망 깔고 그걸 다른 통신사들이랑 같이 써!”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럼 예를 들어 충청도의 농촌 지역은 SKT가 책임지고 5G를 깔았을 때, 그 5G 통신망을 KT와 LG유플러스 5G 가입자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경상도는 KT가, 전라와 제주는 LG유플러스가 맡는 식으로 지역이 나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추가로 나온 주파수를 LG유플러스가 가져간다고 해도, LG유플러스 가입자만 5G가 잘 터지게 되는 게 아니라 나머지 회사의 이용자들도 함께 덕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 정부도 너무 LG 쪽한테 유리하게 해주는 느낌이 들긴 들었나 봐?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매에서 주파수를 할당받게 될 사업자는 원래 농어촌 공동망 의무 완성 기한인 2024년 6월까지 마무리해야 했는데요, 이걸 앞당겨서 내년 6월까지 먼저 자기가 맡은 지역에 5G 통신망 설치를 마무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말까지 전국에 5G 무선국 15만 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넣었습니다. 지금 한 회사당 기지국이 많아야 6만 개, 적은 곳은 4만 개 수준인데요, 이것의 3배 수준까지는 늘리는 얘기입니다. 이걸 보면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LG 측에 부담을 어느 정도는 준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5G 주파수를 추가로 정부가 경매에 내놓는다는 것은 통신 3사 경쟁 구도에서 봤을 때 LG유플러스에 매우 유리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고, 그럼에도 농어촌의 경우에는 5G 통신망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됐기 때문에 타사 이용자들도 덕을 같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2. 석유 수출국 기구 OPEC, 증산하기로 합의
국제유가에 꽤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회의, OPEC 회의가 어젯밤 끝났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증산을 결정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 중이고,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합의했으니 산유국 입장에서는 굳이 증산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겁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일 평균 65만 배럴 정도를 더 생산하는 걸로 합의했습니다.
이 정도면 전 세계 석유 수요의 0.7% 정도 되는 양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국제유가를 낮출 수 있는지 의문은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증산하겠다는 게 아니고, 7월과 8월, 두 달만 일단 증산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7, 8월은 석유 소비가 평소보다 훨씬 많아지는 시기라서, 실질적인 효과는 생각보다 미비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왜 오펙이 증산하기로 했는가에 대한 답은 정치적 배경에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최근 석유로 인해 국제사회 분위기가 기묘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어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물가와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 상승에 대응해 러시아산 원유를 시장가격 이하로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엊그제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합의한다고 진통도 겪고 했었는데요...?” - 이진우 -
아직 세부 사항이 언급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3월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에 가장 앞장섰던 미국이 기존의 입장을 튼 것이죠. 아무래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압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긴 하지만, 만약 정말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다시 수입한다면 최근 겨우 러시아산 원유수입 금지에 합의한 유럽연합과는 관계가 어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연합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해달라고 종용했던 게 미국이었으니까요.
그리고 6월,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으로 출장을 떠납니다. 최근 사이가 많이 멀어진 사우디아라비아에 들러 사우디 왕세자를 만날 거라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우디 쪽에서는 그간 멀어졌던 관계를 다시 회복해보자는 시그널로 증산을 결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도 인도와 중국 때문에 별 소용이 없다고?
인도와 중국이 러시아 석유를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지 않으니, 러시아는 싼값에 계속해서 팔아치우고 있는 겁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는 중인데, 우랄산 원유는 현재 90달러 선입니다. 러시아산 원유가 배럴당 거의 30달러 정도가 저렴한 셈이니 인도와 중국 입장에서는 “땡큐” 하고 냉큼 사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인도·중국 두 나라가 원래 러시아와 친한 것도 있겠지만, 사들이는 양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전쟁 전에 인도가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원유는 하루 3만 배럴 정도였는데, 지금은 60만 배럴을 가지고 옵니다. 무려 20배가 늘어난 거죠. 중국도 지난 4월에 17만 배럴을 러시아에서 들여왔는데, 이는 작년 월평균보다 약 11%가 늘어난 수치입니다. 거기다 얼마 전 상하이 봉쇄가 풀리면서 원유 수요는 더 커질 예정이라 러시아산 원유를 더많이 들여올 걸로 보입니다.
얼마전 손경제에서, 유럽연합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는 당장 줄이는 게 아니라 연말까지 줄여나가는 거라고 설명해 드렸죠? 그래서 사실상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중국과 인도의 수입량이 계속 커지면서 이전에 유럽연합의 수입량에 비등하게 된다면, 정말 러시아 제재는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 인도랑 중국은 싸게 들여온 원유로 또 뭘 해?
일부는 자기들이 쓰고, 쟁여두기도 합니다. 그래도 인도 같은 경우 지금 20배 씩이나 수입량을 늘리는 건 좀 이상한데요, 인도는 싸게 들여온 러시아산 원유를 정제해서 경유나 중유로 만든 후에 다시 유럽에 팔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최근 국제 경유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로 유럽에서의 경유 부족 사태를 꼽았는데요, 러시아에서 경유를 들여오는 건 눈치가 보이니 인도에서 파는 경유를 유럽에서 열심히 사들이는 겁니다. 그리고 이 인도산 경유가 미국으로도 들어가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절대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하지 않아!”라고 공개 선언을 했는데, 러시아산 원유를 직접 수입하고 있지 않을 뿐, 러시아산 원유로 만든 인도산 경유나 중요는 수입하고 있는 것이죠.
“이러면 러시아 제재를 왜 했나, 하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네요.” - 이진우 -
“명분보다는 실리가 먼저라는 게 현재 국제사회의 모양새입니다.” - 박세훈“ -
3. 우체국에 10년간 잠들어 있던 예금, 오늘 안 찾으면 국고 귀속?!
제목만 보면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죠? 그래서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국고로 귀속되더라도 언제든지 내 돈 찾아갈 수 있으니 걱정 마시고 오늘 소식 들으셔도 됩니다. 다만, 오늘까지 우체국에 찾아가면 돈이 들어있던 계좌를 살릴 수 있지만, 내일부터는 그 계좌를 부활시키는 건 불가능해집니다.
국고로 귀속된 돈을 찾는 방법은 직접 방문하거나 금융결제원에서 운영하는 '어카운트인포'를 설치해 조회하고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상품별로 계좌 해지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일반 은행의 휴면예금과 비슷한데요, 이 휴면예금을 정의하는 기준이 일반은행과 우체국 은행 사이에서 갈립니다. 일반은행은 입출금 거래가 없으면 보통 5년간 이자를 지급하다가 5년이 지나면 이자도 안 줍니다. 이자 지급도 중단된 기간이 5년을 경과하면 그때부터 휴면계좌로 전환됩니다. 만약 중간에 이자를 줬다면 그때부터 5년을 다시 세는 거죠.
한편 우체국 은행의 경우, 이자 지급과 상관없이 최종 입출금 거래일이나 정기 예적금은 만기로부터 10년이 도래하면 휴면 예금으로 처리됩니다.
- 10년째 되는 날은 개인마다 다른데 왜 오늘 찾아가라는 거야?
우체국 예금은 개인별로 10년을 카운트하는 게 아니고, 대상자들을 묶어서 1년에 두 번 고지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법적으로 상반기에는 4월, 하반기에는 10월말까지 대상자를 고지하고, 그로부터 2개월이 경과할때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국고로 귀속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법에서 정한 4월과 10월까지 꽉 채우지 않고, 보통 3월 말이나 9월 말쯤 되면 이런 내용을 미리 공지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대략 60영업일 후가 되는 날을 지급기한으로 함께 공지합니다. 이번 상반기 지급기한 날짜는 오늘인 6월 3일인 것이고요.
이 날짜가 지나면 휴면예금이 되고, 이 휴면예금을 우체국에서는 국고로, 일반은행은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보냅니다. 다만, 같은 우체국에서 취급하고 가입하는 금융 상품이라도, 우체국 ‘보험’의 경우에는 다른 보험과 마찬가지로 3년간 찾아가지 않으면 휴면 보험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합니다.
한편 우체국의 휴면 예금은 전액이 의무적으로 국고로 보내지지만, 일반 금융사의 휴면예금과 보험금은 의무가 아니라 금융사에서 알아서 판단해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보냅니다.
- 의무가 아니면 굳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보낼까?
일단 금융사는 휴면예금이 발생하면, 이건 회계상으로 어느 항목에도 속하지 않는 수익인 ”잡이익“으로 처리됩니다. 그리고 이익이긴 하지만 나중에 출연하게 되면 반대로 ”잡손실“로 처리하죠. 언젠가 찾아간다는 가정하에 이자만 안 줄 뿐이지 플러스, 마이너스가 똑같은 겁니다.
그럼에도 굳이 보내는 이유는 비용절감 때문입니다. 휴면계좌라고 해도 실제로는 계좌관리와 원권리자에 대한 지급업무를 계속해서 수행해야 하거든요. 이렇게 신경 쓸 바에야,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는 거죠.
이렇게 서민금융진흥원으로 출연한 돈은 세제상 기부금으로 처리됩니다. 그래서 자잘한 소액계좌들은 넘기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고, 일단 기부금으로 처리되면 다시 고객에게 돌려준다고 해도 취소하지 않으니 비용을 고려했을 때도 더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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