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해킹 프로2 (HHKB) 키보드 6년 사용기

해피해킹 프로2 (HHKB) 키보드 6년 롱텀 사용기

오늘은 제가 6년동안 잘 사용하고 있는

해피해킹 (HHKB로 개명되었죠) 프로2 키보드에 대한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1. 구입하게 된 계기

때는 2014년, 저는 회사에 입사한지 2년차가 되었고,

일도 잘 못하는 신입사원이었죠.

 

그 당시에 회사에서 제가 맡은 업무는 (회사생활 최소 15년 이상 하신) 

부장님들과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제 성격과는 맞지 않는 일이기도 했고, 

열심히 초안을 작성해서 가면 부장님한테 한번 빠꾸먹고..

 

고쳐서 부장님 컨펌 후 상무님한테 가면

상무님이 어느어느 부분을 또 고치라고 하고.. 

그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죠. 

 

이 업무가 저랑은 너무 맞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힘든 시기였는데, 

그 시기를 버티게 해준 게 이 키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활력이 되어준 녀석

 

문서를 작성하다보니 자연스레 타이핑을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업무가 맞지 않다보니, 키보드를 치는 재미라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구글링을 하다보니 키보드매니아라는 사이트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키보드 커뮤니티로 보였습니다.

키보드를 구매하려고 커뮤니티를 눈팅하기 시작했죠.

 

(키보드 매니아 주소는 www.kbdmania.net/xe/ 입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사이트

2. 구매 후기

전 이시국(일본불매운동)이 터지기 전인 2014년에 일본 직구사이트를 통해서 구매했습니다.

대략 가격은 26만원 정도 주었던 것 같습니다. 2세대였구요, 지금은 3세대까지 나왔더군요.

배송은 대략 2주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3세대라서 가격이 좀 다른듯?

 

모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Professional 2 백무각으로 구매를 했구요, 

키보드에 각인이 되어있지 않은 무각이 유각보다 더 이뻐보여서 샀습니다.

무각에 대한 단점은 아래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백무각이 존예

 

 

3. 해피해킹 HHKB의 단점

※ 무각기준의 단점입니다

 

1) 숫자를 칠 때 헷갈린다.

1번부터 4번, 5번까지는 기존키보드를 치던 버릇이 있어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헷갈리지 않지만,

6번부터 0번까지 숫자들은 치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만약 8679을 쳐야되는 상황이다?

백무각으로는 좀 치기가 어렵습니다. 

 

그게 만약 비밀번호라면 더더욱 확인이 어렵습니다. 

이유는 비밀번호가 보통 *로 표시가 되어서

내가 제대로 쳤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뭔가 숫자와 관련된 업무를 하시거나 숫자칠 일이 많은 분들은

무각을 사지 마시고 유각으로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무각은 키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멘붕올때가 있다

  

2) 다른 키보드를 사용할 때 ctrl키의 위치를 자꾸 잘못친다.

 

이건 단점이자 장점인데 

다른 키보드를 사용할 때 자꾸 caps lock 버튼을 누르게 됩니다. 

해피해킹의 ctrl은 다른 일반 키보드의 caps lock 위치에 있기 때문이죠.

 

반면 해피해킹 키보드만 사용한다면 

ctrl키가 왼쪽 구석에 있지 않고 caps lock위치에 있기 때문에 

엄청 편리하게 +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Function키를 사용할 때 양손을 써야된다. 

 

예를 들어 일반 102key 키보드에서 F12를 눌러야 하는 경우, 

F12버튼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냥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죠.

 

근데 해피해킹은 키를 최소한으로 줄여놨기 때문에 

F12를 누르려면 버튼 두개를 눌러야 됩니다.

 

아래 키 레이아웃을 한번 보시죠.

 

마찬가지로 방향키도 없기 때문에 

fn키를 사용해서 손가락 두개로 눌러줘야 합니다. 

방향키의 경우에는 어디에서나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조금 사용하기 복잡시럽죠?

근데 금방 적응합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입니다. 

의지만 있으면 다 됩니다. 

 

전 해피해킹으로 파워포인트와 엑셀도 크게 어려움없이 작성합니다. 

다 할 수 있습니다. 

 

 

4. 해피해킹 HHKB의 장점

1)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타건감

 

초콜릿 부러뜨리는 타건감이라는게 뭔지 잘 몰랐는데

해피해킹을 사용해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 찾아보시면 타건하는 영상과 소리가 많이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 키보드를 사용해보고 싶어하는 회사동기들이 많아서

몇번 씩 빌려줘 봤는데요

다들 타건감에 대해서는 너무 만족해했습니다. 

역시 비싼 값을 한다며... ㅎㅎㅎ

 

2) 이뻐서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수 있다

 

아마 장점 1번과 더불어서 해피해킹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외제차를 타는 이유가 하차감이듯이 

해피해킹 키보드를 사는 이유는 이뻐서입니다. 

 

이상한 키배열이라던지 

숫자를 치기 힘들다?

 

이쁜 것과 타건감으로 모두 커버됩니다. 

 

키캡을 닌텐도 조이패드 스타일로 염색해 보았다

 

 

5. 기타 잡설

키배열에 완벽히 적응하는데는 2~3개월정도가 걸렸던 것 같습니다. 

특히 백스페이스와 방향키, ctrl키는

일반 키보드에 비해 사용성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적응에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다 적응할 수 있고 어렵지 않습니다. 

 

추가로 키보드에 usb를 꽂을 수 있는 포트가 2개 달려있어서 

usb 선풍기라던지, usb 마우스 동글을 꽂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나름 도움이 되었습니다. ㅎㅎ

 

키캡은 염색된 캡을 공식사이트에서 팔고 있습니다. 

(아래 스샷 참고)

 

하지만 저처럼 키캡을 직접 염색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훨씬 이쁘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색과 배열을 고를 수가 있거든요. 

 

키보드 매니아 사이트에 가시면 

정말 창의적으로 이쁘게 + 전문적으로 염색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한번 염탐해보세요~

 

공식 키캡은 별로 안이쁜듯

 

 

키보드 배열 적응에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6년동안 너무 만족하며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4년뒤에 10년 사용기를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